면역력 향상을 위해 복용하는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유산균 복용 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산균을 '매일' 꾸준하게 복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를 매일 꾸준하게 복용해도 장에 도달한 유산균이 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품질이 좋은 유산균을 복용해도 무용지물이 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 환경에 잘 정착할 수 있는 유산균을 선택·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정석 약사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라도, 장 환경에 따라 유산균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그 자체가 질병 치료나 면역력 개선 효과를 내기보다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불리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변화시켜 면역력을 강하게 키워준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우리 몸 안에 사는 미생물(micro)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세균과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통틀어 얘기한다. 인체 내 마이크로바이옴 수는 순수한 인체 세포 수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유전자 수는 100배 이상 많은데, 제2 게놈으로 불릴 만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약 95%가 장에 밀집해 있기 때문에, 장이 건강해야 면역력이 좋아진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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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장 환경, 다른 유산균면역력과 직결되어 있는 장내 환경은 식습관과 연결되어 있는데, 생강, 마늘, 고춧가루처럼 강한 향신료와 김치, 된장 같은 발표식품을 즐겨먹는 한국인의 장내 환경은 식습관이 전혀 다른 나라 사람의 장내 환경과 비교하면 마이크로바이움이 전혀 다르다. 즉, 한국인의 장내 환경에 잘 적응하는 일명 k-유산균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국인과 외국인의 장내미생물 분포를 비교 분석한 논문에 의하면, 인류라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미생물의 수와 각 인종 별로 가지고 있는 고유 장내미생물의 수를 조사했을 때 그 차이가 분명했다. 한국인의 경우 117개의 고유 장내미생물을 보유한 반면, 조사에 참여한 다른 5개국 사람들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장내미생물의 수는 3개뿐이었다. 장내 환경이 식습관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다. 특히, 식생활이 전혀 다른 서양인과 비교하면 서양인에게 유익하다고 알려진 ‘락토바실러스 아시도필루스(lactobacillus acidophilus)’가 한국인의 장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이 락토바실러스 아시도필루스 유산균을 복용해도 한국인의 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배출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오정석 약사는 “인종과 국가마다 장내 미생물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이라면 한국인의 장에 잘 맞는 유산균을 복용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한국인의 밥상에 자주 올라오는 마늘, 양파, 생강, 홍고추 같은 향신료는 항균효과가 우수해 유산균을 죽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정석 약사는 “서양인의 장 환경에 익숙한 수입 유산균보다는 한국인의 장 환경에 익숙하고 향신료에 강한 k-유산균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도움말 = 오정석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