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홈으로_공지_건강칼럼

제목

살인 사건의 주범? ‘조현병’이 뭐길래

지난 5월 강남역 살인 사건의 범인이 조현병을 앓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떠들썩했던 것도 잠시, 최근 정신과 진료를 받던 조울증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의사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정신과 질환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면서 특히 ‘조현병’에 대한 과거 드라마나 영화 속 환자들의 돌발 행동 및 불안 증세 등과 같은 주요 증상 역시 화제가 되고 있다.

정신분열에 괴로워하는 여자

혼란과의 싸움, 조현병이란?

조현병은 과거 정신분열병이라 불렸으며 사고, 감정, 지각,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 질환이다. 조현병의 조현(調鉉)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모습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조현병의 원인은 단순히 한 가지가 아니라 유전적, 환경적 요인의 복합적인 결과로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망상이나 환청, 정서적 둔감, 와해한 언어 등으로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조기 치료가 관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조현병 질환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107,662명으로, 남성과 여성 모두 4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정석 교수는 “조현병이 발병하는 평균 연령은 18~25세인데 조현병 환자가 40대가 많은 이유는 오랜 기간 치료를 받으면서 축적된 결과라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조현병은 조기에 진단해서 치료를 받으면 별다른 장애 없이 사회로 복귀할 수 있지만 너무 늦게 치료하거나 중단해서 재발한 경우에는 병이 만성화되고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조현병과 폭력성의 상관관계

조현병 환자가 극단적인 폭력 성향을 보이는 여러 사건으로 인해 조현병을 향한 비난과 위험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조현병 환자가 폭력성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에 의하면 조현병이 발병하기 전에 범죄나 약물 남용의 병력이 없는 환자들은 병에 걸린 후에도 범죄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알려져 있다. 조현병 환자에서 폭력성의 관련 요인에 대해 연구한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정신건강 의학과 최준호 교수의 논문에서는 “1980년대 이후 조현병과 폭력성의 관련성을 보고한 연구 결과를 보면 폭력성은 조현병의 병리와 직접 연관된 것은 아니며, 조현병 환자의 폭력 발생의 위험인자는 범죄능력을 비롯하여 치료를 거부하는 행동, 물질남용과 관련된 요인들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조현병은 증상의 특성상 사회적으로 소외되기 쉽다. 최준호 교수는 조현병 치료에는 약물복용과 지속적 병원 방문 등 온정적인 환경이 필요하지만,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 재발을 경험하고 만성화의 길에 들어선다고 지적한다. 조현병에 대한 편견과 따가운 시선보다는 적절한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 환자 가족에 대한 교육, 직업 재활 등의 다양한 치료 지원, 그리고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더해지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